교토부 니시쿄구의 카구야히메 타케고텐은 대나무 공예가 나가노 세이스케(長野清助, 1887~1967)가 약 1939년부터 킨카쿠지를 본따 구상 및 제작하여 1966년 완공한 건축군입니다. 다실로 만들어졌지만 카구야히메 제단, 대나무 공예 전시등이 뒤섞여 어느 하나로 분류하기 힘든 독특한 건축군으로, 로몬(楼門), 캬쿠덴(客殿), 고텐(御殿), 부속 단층동, 변소동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과거 유명한 불상조각가(현재 불명)가 제작한 카구야히메의 상이 고텐 내부에 안치되어 카구야히메 타케고텐으로 불렸고, 모셔진 카구야히메상이 신앙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종이학에 소원을 써 바치는 오리즈루키간(折鶴祈願)의 경우가 늘었으며, 주된 소원은 연애성취였으나 이외에도 개운이나 미모등 그밖의 소원도 많았습니다. 카구야히메상 옆에는 방문자가 자유롭게 글을 쓰는 노트가 놓여 있어 고민을 피력할 수 있었고, 야마토센주쓰(大和占術)라고 하는 점술(인간관계 및 연애상담)도 5000엔에 받아볼 수 있었지만 카페 개업 이후 카구야히메상의 이전(현재 소재 불명)과 함께 기원행위는 중단되었습니다.
구조
로몬(楼門)
로몬은 2층 구조로, 카구야히메 타케고텐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카구야히메 타케고텐 편액
-이리모야즈쿠리(入母屋造) 지붕
-약 15센티미터 두께의 초가 위에 함석을 덮은 구조
-1층에는 지름 약 60센티미터의 굵고 굽은 나무기둥 두 개 사용
-폭 약 3센티미터의 쪼갠 대나무를 세로로 붙인 도쿠사바리(木賊張り) 문짝
-2층 정면에는 카토마도(花頭窓)와 자연 목재를 산수화처럼 조합한 창문
-벽과 창틀의 *세이스케바리(清助貼り)
-교토시 조사 당시 2층에는 나가노 세이스케의 모형, 가구, 공구가 보관되어 있었음
캬쿠덴(客殿)
캬쿠덴은 약 9조 크기의 주실과 약 3조 크기의 북쪽 부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초가와 함석 위에 빗자루용 가느다란 대나무 가지를 묶어 덮은 지붕
-맹종죽을 지붕틀과 처마 장식에 사용
-야바네아미(矢羽根編み) 방식의 아지로(網代) 천장
-사라시다케(건조된 하얀 대나무)와 스스다케(불에 그을려 검붉어진 대나무)를 혼합한 세이스케바리 벽
-구갑죽을 반으로 갈라 기둥 표면에 피복
-문죽으로 구성된 문틀과 장식재
-구갑죽으로 제작된 난간
-대나무로 만든 좌탁, 화로 덮개, 병풍, 가구
-도게츠교를 대나무 오려붙이기로 표현한 대형 원형 벽장식
-대나무로 만든 매 조각
고텐(御殿)
원래 다실로 불렸지만, 카구야히메의 상이 안치되어 있어 고텐(궁전)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사방이 각각 세칸으로 구성된 소형 2층 탑상 건물로 정원 북쪽 끝에 남향으로 배치되어있습니다.
-초가·함석 위에 가는 대나무 가지를 다시 덮은 구조의 크게 휜 방형 지붕
-나무뿌리를 이용해 제작된 지붕 정상의 봉황상(킨카쿠지의 영향)
-사라시다케와 문죽(얼룩무늬 대나무)을 섞은 세이스케바리로 장식된 외벽
-구갑죽으로 장식한 난간과 창틀
-장식이 집중된 남쪽과 서쪽, 목조 골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노출된 잘 보이지 않는 북쪽과 동쪽
-특수규격의 긴 다다미와 중앙에 다도용 화로가 설치된 다실
-북쪽으로 돌출된 카구야히메 제단(카페 개업 이후 카구야히메상은 이전되고 대나무가 안치)과 이를 배례하도록 마련된 개구부
-제단과 다실 사이 설치된 유리벽
-가는 대나무 가지를 방사형으로 배열한 가사바리텐조(傘張り天井) 양식
-천장 중앙의 원형 조명 장식
-문에는 염색한 스스다케의 아지로 사용
*세이스케바리(清助貼り)
나가노 세이스케가 즐겨 사용한 기법으로, 그의 이름이 붙었다. 일반적으로는 치라시바리(散らし貼り)라고 불린다.
대나무를 약 3부에서 1촌 정도, 대략 9~30밀리미터의 작은 사각 조각으로 자른 뒤 카세인 유화제를 사용해 바탕판에 모자이크 타일처럼 붙이는 방식. 조각의 크기와 방향을 변화시키고, 사라시다케, 스스다케, 몬죽 등을 섞어 색과 질감의 변화를 만든다.
건립과 연혁
~1939
1887년 가가와현 젠쓰지시 부근에서 태어난 나가노 세이스케는 에히메현 가와노에 지역의 나가노가에 양자로 들어가 다다미 제작을 배웠고, 1925년 교토로 이사 후 다다미 제조기 실용신안을 등록하는 등 초기에는 다다미 장인으로 활동했습니다
그러다 1928년경 교토 제국대학 햐쿠만벤 부근에서 요릿집 만다이야(万大屋)를 운영했는데, 당시 신문에 따르면 학생들과 어울려 술과 유흥에 빠지는 바람에 3년도 지나지 않아 파산했다고 합니다.
이때 대나무를 이용해 요릿집을 개조한 경험은 훗날 대나무 세공 장인으로서의 기점이 되었습니다.
카구야히메 타케고텐 제작(1939~1966)
대나무 가공의 장인이 된 나가노 세이스케는 1939년, 51세 당시 교토시 사이데라초에 대나무 공방을 열었습니다.
타케토리모노가타리에 각별한 관심이 있던 그는, 같은 시기 카구야히메를 주제로 한 건축물을 구상중이었고, 그 부지로 가쓰라가와 서쪽의 마쓰오(松尾)를 선택했습니다.
마쓰오 주변에는 달과 관계된 명소 가츠라리큐와 마츠오타이샤가 있고, 다케노데라로 불리는 지조인과 대규모 죽림이 있었기에 타케토리모노가타리를 모티브로 한 건축의 부지로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나가노 세이스케는 킨카쿠지(정식 명칭 로쿠온지 샤리덴)의 외관을 좋아하여 이를 자주 보러 갔습니다. 하지만 1950년 7월 2일 방화로 킨카쿠지가 소실되자 그는 크게 낙담했고, 가족들의 증언에 따르면 킨카쿠지의 재건을 기원하며 대나무 세공을 통해 그를 본땨 누각을 제작하려 했다고 합니다. 이는 훗날 카구야히메 타케고텐의 고텐이 됩니다.
1955년, 나가노는 본인의 공방을 법인화하고 경영을 아들에게 넘긴 뒤, 카구야히메 타케고텐의 건축에 집중하게 됩니다. 로몬과 캬쿠덴에 이어 1960년 즈음 마지막 고텐을 완공하여, 1966년 가을, 전체 건물군을 완성했습니다. 이미 1964년 9월 25일자 교토신문은 「대나무뿐인 다실」이라는 제목으로 카구야히메 타케고텐을 보도했으나, 만족할 때까지 손보려면 1~2년이 더 필요하다는 나가노의 발언이 함께 실려, 실제로는 1966년 완공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나가노 세이스케는 완공후에도 카구야히메 타케고텐의 건축을 이어나갈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계속 제작해나간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고, 현장에는 기요미즈데라를 본뜬 모형과 가케즈쿠리(懸造り) 구조의 시험물이 남아 있어, 추후 기요미즈데라를 본딴 건축물이 추가될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1967년 나가노 세이스케의 사망으로 인해 재현되지 않았습니다.
나가노 세이스케 사후(1967~2019)
1967년 4월 1일 타케고텐을 신축건물로 등기한 직후인 같은 해 5월, 나가노 세이스케는 78세로 사망했습니다. 이후 보존 및 공개는 자녀와 손자가 담당하며, 안치된 카구야히메상을 통해 종이학을 바치는 형식으로 신앙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2018년 9월 태풍 제21호로 인해 건물이 다수의 손상을 입었습니다. 손자인 나가노 다다오가 직접 손상된 지붕 수리에 나섰지만 추락해 장기간 치료를 받았고, 이 사건을 계기로 나가노 세이스케의 가족만으로 해당 건물을 관리하기는 힘들어졌습니다.
이때문에 1년 후인 2019년 9월 말 건물과 토지가 이웃 다니구치가에 통합되어 다니구치 아키라(谷口明)가 관리하게 되었습니다. (애초 타케고텐의 건설 당시 해당 부지는 이웃의 다니구치가로부터 빌린 땅. 건물은 1967년 나가노가 소유 건물로 등기했지만 토지소유권은 이전되지 않았음.)
카페로의 전환(2022~)
2021년 로몬 서쪽 단층 부속동과 캬쿠덴 북쪽 변소동이 모르타르 벽, 금속과 목재 가구 등을 사용한 브루클린 빈티지 양식으로 개수되었습니다.
이는 건물 보존에 필요한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부속동을 상업공간화시킨 것이며, 개수 후
2022년 3월 26일 BAMBOO COFFEE로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기존 카구야히메 타케고덴의 캬쿠덴은 좌석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더이상 정원 안쪽 고텐 내부는 노후화 등의 문제로 인해 들어갈 수 없게 되었고, 카구야히메라는 현판만 고텐의 서쪽 문 옆에 남아있습니다. 카구야히메상 역시 이전되어(대나무로 대체됨) 종이학을 두고 소원을 비는 행위 역시 중단되었습니다.